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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함 주는 '야외 워킹' 방송…상인들이 나서야 하나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11.30 19:24
아프리카TV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말하는 '야킹' 방송의 뜻은 무엇일까?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 단어는 '야외 워킹 방송'의 준말이다. 즉 야외에서 걸어 다니며 방송을 한다는 뜻이다. 

아프리카TV, 팝콘TV 등 '보이는 라디오'를 콘텐츠로 활동하는 BJ들은 이 '야킹' 방송을 많이 하고는 한다. 일명 '남캠'·'여캠'으로 분류되는 BJ들은 이 '야킹' 방송이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실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BJ들의 방송을 보는 팬들은 이 '야킹' 방송을 특히 좋아하며, 별풍선 미션으로 제안할 정도로 야킹 방송을 보고 싶어 한다.

팬들의 요구도 많고, 재미있는 방송도 많이 만들어내는 덕분에 BJ들도 휴대폰을 들고 야외로 나가 방송하는 것을 즐긴다. 이렇게 보면 시청자도, 팬도, BJ도 모두 좋고 덩달아 '유료 서비스' 후원도 늘어나니 플랫폼도 좋은 일로 보인다.

'야킹' 방송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해당 방송이 어느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젊은 남녀가 많은 곳을 지나가다 보면 젊은 여성에게 급작스럽게 말을 붙이는 남자들이 많아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글이 올라온다. 

미모의 여성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대며 동의 없이 얼굴이나 신체 일부를 촬영하는 행태를 지적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특정 거리에서 계속 배회하는 탓에 그 거리를 가기 싫다고 말하는 여성들도 일부 있었다. 

아프리카TV

BJ의 야킹 방송을 불쾌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오늘 동아일보는 '강남역 상인'들이 인터넷방송을 하는 BJ들이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영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야외 워킹 방송을 하며 '헌팅'하는 BJ를 나서서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성 BJ들이 모르는 여성을 쫓아다니며 휴대폰을 이용해 생중계하고, 과도하게 거리를 어지럽히자 궁여지책으로 '강남 상인회'가 나서서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상인회는 악명 높은 BJ들의 '블랙리스트'를 따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감시까지 한다고 한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BJ가 자주 나타나는 술집을 돌며 "손님으로 받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설득하기도 한다. 

법적으로 오는 손님을 막거나, BJ의 야킹 방송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지만 강남 상인회는 "가게가 밀집한 곳은 여성 손님이 많아야 장사가 되는데, BJ들이 마구잡이로 방송하다 보니 '강남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면서 "어떨 때는 20명 정도의 BJ가 길거리에서 난장을 피워 상권이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던 야외 워킹 방송이 선량한 상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었던 것이다. BJ와 인터넷방송 플랫폼 이용자들이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히는 동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앞서 여름에는 한 BJ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지속적으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을 카메라에 담다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바 있고, 한 BJ는 카메라로 여성들의 다리를 촬영하다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판결받기도 했다.

이처럼 BJ의 무분별한 야외 워킹 방송, 특히 '헌팅' 방송은 자극적인 재미만 줄 뿐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연말'이 다가오면서 BJ들의 야외 헌팅 방송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면 '헌팅'이 늘어나고, 외롭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시청자와 팬, BJ, 인터넷방송 플랫폼에게는 좋지만 '다수'에게는 좋지 않은 '야킹' 방송. 얼굴과 의상을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사생활까지 노출시키는 '야외 헌팅 방송'을 어떻게 해야 할까.

찍히는 사람은 어느 플랫폼에서, 어느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는지도 모른 채 찍힌다. 그리고 어떤 채팅이, 어떤 댓글이 올라와 자신을 평가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플랫폼 관계자는 "시청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BJ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라고 말하지만, 애초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BJ들도 자정작용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청자와 팬이 좋아한다고 무작정 마구잡이로 방송하지 말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야외방송이 어떤 것인지 골몰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medias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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