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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많았던 인터넷방송 규제 세미나…주제와 안맞는 이야기만 가득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12.08 18:59
<사진 - 전준강 기자>

한국 힙합 그룹 중 최고의 인기를 달리는 에픽하이(Epik High)의 '말로맨'이라는 노래 중 타블로(이선웅)의 파트에 "You make me scream all the time. 말은 많은데 진짜는 없어 마치 screen 경마장. 춥지도 않은데 다 날로 날로 날로(난로). 축구 경기도, 누군 정치도 말로 말로 말로"라는 부분이 있다. 

여러 가지 함의를 지니고 있지만, 크게 보면 노래 가사와 맥락을 같이 하듯 '말'로만 무언가를 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가사에 그대로 드러나듯 '정치'를 비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정치도 비판하고, '말'만 계속하는 사람을 비판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정치가 언제나 '말'만 앞세워서 일하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말'을 앞세워 정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그날 오후 2시부터는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 발대식 및 인터넷 개인방송 자율규제 방안 모색 세미나'가 열렸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인터넷방송을 '클린'하게 만들 협의회를 시작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규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 세명과 방송통신위원장이 발대식을 위한 축사에 나섰다. 모두 인터넷방송이 활발해지면 시장이 활성화돼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선정적·자극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전준강 기자>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는 말하지 못했다. 심지어 어떤 의원은 지난 10월 있었던 국정감사 기간에 처음 '별풍선'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그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

방송통신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은 인터넷방송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가 부족해 보였고, "크리에이터의 인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방송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이들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방법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물론 바쁜 시간 속에서 이제는 걸음마 단계인 인터넷방송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 발대식을 열고 축사만 한 뒤 사진만 찍고 가는 모습은 위에 언급한 가사의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날의 '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자율규제 방안 모색 세미나에 참여한 토론자들도 자유롭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라는 분야에서 훌륭한 길을 걸어온, 그야말로 똑똑한 사람들이 나서서 '말'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규제'를 어떻게 해야 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나온 게 없었다.

<사진 - 전준강 기자>

모두 자기주장만 했다. '토론'이었지만 토론이 아닌, 일방통행과도 같은 의견 개진이 계속됐다. 의견을 주고받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양극단에 치우친 주장도 나왔고, 어느 토론자는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말은 잘 하는데, '규제'의 방법론과 그 방법이 어떤 실효적인 효과를 거둘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생각을 가진 '달변가'라도 주제와 맞지 않으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의아함만 든다.

오죽했으면 토론을 마무리하는 사회자가 주제와 맞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안타까워하고, 자기주장만 되풀이한 것을 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20년 전과 우리는 한 번도 생각이 바뀐 적이 없어요"라고 이야기했을까.

아직 걸음마 단계은 인터넷방송 산업에 참가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규제 가이드라인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 위해서라도 '말'만 하려 하지 말고 실질적인 행동을 하기 바란다.

<사진 - 전준강 기자>

전준강 기자  orionnada@medias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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