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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 '규제'를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크리에이터들이다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12.21 20:15
갓건배닷컴

표현의 자유 :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가지는 권리로서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본권'. 어떤 형태로든 원하는 경우 개인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 

표현의 자유를 정의하기에는 두 문장은 너무 짧지만,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위에 설명된 바대로 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수정헌법 제1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고,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헌법 제21조'의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기타조항에 의해 '제한'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처럼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권리이며 인터넷·온라인과 같은 사이버공간에서도 동일하게 보장된다. 

이 덕분에 인터넷방송 플랫폼을 통해 방송하는 BJ, 유튜버, 스트리머, PD 등도 당연하게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갖는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국가가 인터넷방송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 가장 강력한 '반대 논리'가 된다. 

여성의 음모를 방송에 송출시킨 BJ세야 / 아프리카TV

'국가'라는 국민·영토 그리고 주권의 집합체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서로의 권리를 조금씩 제한하는 것은 일상에서 자유롭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규제'에 관한 논의는 '언제나' 나타난다. 

그래서 인터넷방송은 그 태동과 함께 늘 '규제'의 대상이 돼 왔다.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BJ들이 물의를 일으킬 때는 '규제'의 대상이 아닌 '처벌'해야 할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규제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지난 6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 발대식과 함께 '인터넷 개인방송 자율규제 방안 모색 세미나'가 열렸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고, 그것의 긍정 작용과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눈여겨볼 만한 의견도 개진됐다.

엠씨엔협회 유진희 사무국장은 '자유'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역설했고, 문화적 영역에서의 문제를 산업 영역으로 옮겨 문제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인터넷방송에서 크리에이터가 그릇된 행동을 할 경우 해당 크리에이터를 규제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리가 탄탄한 덕분에 설득력이 높았다.

음란방송은 지금도 소규모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벌어지고 있다. / 인터넷방송 플랫폼

그러나 최근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다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규제 논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한 남성 BJ는 '게이 클럽'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타인의 '초상권'을 무단 침해하는 것을 넘어 '동성애자'를 '아웃팅'하고 '비누'라는 단어를 사용해 조롱하기도 했다. 

해당 BJ는 3일간 방송이 정지됐는데 돌아오자마자 여성의 '음모'가 노출되는 장면을 자신의 방송을 통해 송출하기도 했다. 

어떤 여성 BJ는 자신에게 그동안 별풍선을 선물해준, 이른바 '회장'이라고 하는 팬이 더이상 별풍선을 선물해주지 않자 자신의 방송에서 강제퇴장 시키기도 했다. '강제퇴장'은 개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지만, 도의적 측면에서 사람들의 비난을 받기 충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여성 BJ는 방송을 통해 전남친과의 사생활을 폭로하기도 했으며, 지난달에는 '성추행'·'성희롱'했다는 혐의를 받는 호주에 있는 한국인 여성 유튜버가 을 하고도 버젓이 "나는 그러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남성 스트리머는 여성 BJ의 영상을 방송에 띄운 뒤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에게 "안 되겠다. 한 번 빼고 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라고 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분명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진 기념으로 별풍선을 달라는가 하면, 실시간 방송 중 아동 포르노 소지 현장이 포착되기도 했다.

현재 불거지는 가장 큰 문제는 BJ들의 '야외 방송'이 수많은 여성을 불쾌·불안하게 한다는 점이다. 술집이 많아 젊은이들이 운집하는 강남과 홍대거리에 BJ들이 출몰해 일방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요청하고, 게임을 할 것을 요구한다. 

아프리카TV

BJ의 카메라를 통해 얼굴이 나가는 여성들은 1초도 되지 않아 '얼굴 평가'를 받기까지 한다. 한 여성은 BJ의 스마트폰을 힐끗 보고 "아줌마는 집으로", "얼굴이 빻았네", "저거 여자 아니잖아"라는 등의 채팅을 보고 자존감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유명 BJ의 그릇된 행동이 지상파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잠잠해졌던 사건·사고가 다시금 터져 나오고 있다. 규제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방송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유진희 사무국장의 말처럼 일부 크리에이터의 문화적 영역에서의 그릇된 행동이 산업의 규제로 옮겨지는 것은 타당하지 않겠지만, 문화적 영역에서의 문제를 가장 확실하게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산업 규제다. 

크리에이터의 행태가 시청자를 끌어모아 결국은 '수익'을 늘리려는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별풍선이나 팝콘, 도네이션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제하기만 해도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사람이 한 사람을 '돈'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도 과연 온당한 것일까. 누군가에게 '속물'로 규정당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속물'로 규정당하기를 거부하고, 자율적 방송을 보장받으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왜 나한테만 그래", "선비 납셨어요"라고 비아냥을 부리기보다는 정신 차리고 방송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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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강 기자  orionnada@medias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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