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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인터넷방송, 별풍선 제한한다고 줄어들까요?"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8.02.02 18:47
채팅창이 가장 깨끗하기로 유명한 유튜버 대도서관 / 유튜브 '대도서관TV (buzzbean11)'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터넷방송의 유료 서비스 결제 한도액을 하루 최대 100만원으로 제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위시한 정부 그리고 국회는 인터넷방송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이 진행되는 것이 '유료 아이템'(별풍선, 쿠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방송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방송이 모두 크리에이터들의 '돈 욕심' 때문일까.

물론 '돈'을 벌기 위해 유료 아이템 선물을 유도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방송에서 별풍선을 쏴주던 시청자에게 '회장'(별풍선 후원 1위)이 돼 줄 것을 요구하고, 그 회장이 별풍선을 더이상 선물할 수 없게 되자 '나쁜 사람'으로 매도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만큼 시청자도 문제가 많다. 인터넷방송 커뮤니티에는 이런 말이 떠돈다. "그 방송인에 그 시청자"라는 말이 있다. 방송인과 시청자가 수준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킨다는 방송인의 방송을 잘 들여다보면 시청자가 더 문제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가령 최근 한 BJ가 여성 BJ와 실시간 합동 방송 도중 '합의되지 않은' 기습 뽀뽀를 해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여성 BJ가 공개하지 않았던 남자친구도 문제에 얽혀 감정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세 사람 모두 오해를 풀고 진심으로 화해했다. 이 사건의 문제는 남성 BJ가 '뽀뽀'를 했다는 것인데, 합의되지 않은 일을 남성 BJ가 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합의되지 않은 행동을 했던 남성 BJ / 아프리카TV

그것은 바로 '시청자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었다. 시청자들은 두 BJ의 합동방송 모습에 "뽀뽀해"를 연신 채팅창에 쳤다. 결국 시청자의 '민심'을 어길 수 없었던 BJ는 그 요구를 행동에 옮겨버리고 말았다. 

시청자의 강력한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감내해야 할 일들이 꽤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자신들의 요구대로 하지 않을 시 "폭동"이라는 단어를 연타하고, "변했다"라고 몰아붙인다. 

이른바 '갑질'을 행하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계속 올라오는 채팅을 보면서 방송해야 하는 BJ들은 시청자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아프리카TV BJ 중 가장 많은 논란을 야기한 BJ는 아마도 철구(이예준)와 커맨더지코(박광우)일 것이다. 그들은 방송 중 장애인 비하, 극우적 발언 등을 내뱉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러한 발언을 했을 때 이 둘의 시청자들은 "더 해라"를 외쳤고, 아프리카TV로부터 방송 정지를 당했을 때 "X선비들"이라고 욕을 했다. 자신들의 수준에서 두 BJ의 행동은 '재미'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

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하는 이에게 엄청난 욕을 가하는 것이다.

BJ커맨더지코의 팬들은 그를 비판하는 사람을 가리켜 "X선비"라고 비난한다. / 트위치

이런 것들을 보면 시청자들은 방송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다. 모든 게 시청자의 뜻대로 흘러간다. 텐션이 떨어진 방송인의 멘탈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도 시청자들이고, 컨디션 좋은 방송인의 기분을 더욱 업 시키는 것도 시청자들이다.

트위치에서 방송하는 스트리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콘텐츠 부재, 게임을 잘 못 해 욕을 먹는 것보다는 '채팅창'이라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채팅 하나가 잘못 올라오면 그날의 모든 방송이 크게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때문에 스트리머들은 자신의 방송국 공지에 "방송과 무관한 이야기는 금지"라고 확실하게 알린다. 

국내 크리에이터 가운데 가장 '깨끗한 방송'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도서관'(나동현). 그는 아프리카TV BJ 때부터 채팅창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악질적이고, 문제가 될 만한 채팅을 치는 사람을 '강제퇴장'시키고, 블랙리스트에 넣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에 그의 방송에서 올라오는 채팅은 굉장히 깨끗하다. 방송인의 성향이 그러한 것도 있지만, 문제를 일으킬만한 채팅이 아예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방송인이 문제를 일으킬 일이 없다. 

채팅을 경계하는 한 트위치 스트리머의 공지 / 트위치

이처럼 시청자의 영향력이 강력한데도 정치권은 방송인만 문제가 있다고 보는 듯하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공급자에게만 '짐'을 떠넘기는 것은 과연 온당한 일일까. 

'성매매 특별법'에서는 공급자보다는 수요자에게 더 큰 처벌을 가한다. '살인 청부'에 대해서도 수요자에게 '살인교사죄'를 적용해 공급자와 똑같이 처벌한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키는 시청자들이 인터넷방송을 볼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은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방송인만 유료 아이템을 못 받게 하는 건 일종의 직무유기다. 

선물 가능한 유료 아이템이 줄어든다고 시청자들이 과연 '영향력' 행사를 줄여줄까.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공급자만 비난할 게 아닌,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진정한 해결책을 찾는 게 필요해 보인다. 

선정적인 방송을 잘 보면, 공급자보다는 수요자가 더 많다. / 인터넷방송 플랫폼

전준강 기자  orionnada@medias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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