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8.14 화 13:50
상단여백
HOME 칼럼
"승부조작은 게임판 그리고 인터넷방송 플랫폼도 망가뜨려요"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8.03.16 19:17
MBC

아프리카TV에서 스타크래프트 BJ로 활동하는 A씨가 '2017 G-STAR WEGL'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승부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해당 대회 8강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고의'로 패배하는 조건으로 450만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과 스타크래프트 관련 종사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승부 조작'도 충격이지만, 7년전의 '승부 조작'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은 'e스포츠'를 박살냈고,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프로리그'를 없애버렸다. 당연하게도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까지 앗아갔다. 

다행스럽게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오버워치' 덕분에 e스포츠는 기사회생했지만 심한 후유증을 겪었다.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은 "승부조작 아니냐?"는 비난과 조롱을 들어야 했다. 

스타리그가 없어져서 선수들은 갈 곳을 찾아 헤맸고, 대다수 선수는 비공식 은퇴상태에 놓이게 됐다. 비록 스타크래프트2 선수로 전향한 이들도 있었지만, 살아남은 선수는 소수였다. 

그런 가운데 선수들이 실력을 보여주고, 먹고 살 수도 있는 방법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스타크래프트 BJ'였다. 

A씨 / 아프리카TV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스타 BJ'로 먹고 살 수 있게된 것이다. 게임을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돈도 벌 수 있게 되자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아프리카TV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가 됐다. 플랫폼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판을 키우기 시작했다. 

'AfreecaTV Starleague'(아프리카TV 스타리그, ASL)를 개최하며 BJ로 전향한 선수들이 '명예'를 얻을 기회도 줬다. 팬들은 즐겁게 즐길 '축제'를 제공받았다.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에너지삼아 우승에 도전했고, 결승에는 수천명의 관중이 몰리며 흥행에도 성공하는 대회가 됐다. 지난해에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발매되며 올드 게임팬들의 향수를 자극함은 물론 신규 유입자를 끌어내기도 했다. 

관련 종사자들은 이 판이 다시 회복되고, 더욱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승부 조작' 사건이 일어나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고작 450만원에 말이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이다.

하지만 액수를 아무리 봐도 A씨가 바보같은 짓을 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가 실력을 가다듬고 경기에서 이기거나, 혹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면 그의 팬들은 그에게 많은 별풍선을 후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팬이 아니어도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의 방송에서 별풍선을 '관전료' 개념으로 선물하고는 한다. 

기사와는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아프리카TV

지난해 '음주' 후 과오를 저지른 염보성이 'ASL 시즌4' 출전불가 통보를 받았을 때 BJ철구(이예준)는 "염보성은 1억원을 벌 기회를 잃은 것"이라면서 "이겼을 때, 좋은 모습 보여줬을 때 별풍선을 받을 기회를 모조리 날렸다"라고 말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A씨는 결국 450만원에 모든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로 인해 '스타판'에 큰 공을 들여온 아프리카TV는 위기를 맞았다. 물론 BJ들도 위기다. 

어제 보도 이후 아프리카TV가 발표한 공식 입장에 따르면 A씨는 'ASL 시즌5'에서도 승부조작 계획을 모의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의심은 커져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자칫 아프리카TV가 스타 대회를 중단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BJ들이 명예를 쌓아올릴 기회를, 팬들이 즐길 축제를 고작 450만원이 박살낸다면 너무도 어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은 '개인의 일탈'로 보는 분위기다. 보도 이후 위기를 느낀 BJ들과 플랫폼이 즉각 대처하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다. 자신이 받는 종이쪼가리가, 계좌에 찍히는 숫자들이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경각심 말이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mediassul.com

<저작권자 © 미디어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준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엉성한' 요리+예능 선보이는 대도서관의 새로운 유튜브채널
'엉성한' 요리+예능 선보이는 대도서관의 새로운 유튜브채널
참여자는 많지만 당첨자는 없는 유튜버의 '구독자이벤트'
참여자는 많지만 당첨자는 없는 유튜버의 '구독자이벤트'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