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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오킹과 함께한 '옼쾌한(?)' 인터뷰 (2)
  • 백승철 기자
  • 승인 2018.06.21 10:37
< 포즈를 취하고 있는 스트리머 오킹 / 사진 - 이찬규 기자 >

Q. 본격적으로 국토대장정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작년 11월에 방송을 시작했는데 재미있게 방송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금방 팔로워도 늘고 시청자도 늘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 딴에는 재미있게 방송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 시청자가 좀처럼 늘지 않아 방송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콘텐츠를 할까 고민을 하던 중 마음도 다잡을 겸 제일 힘든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걸 견디면 앞으로 어떤 것도 다 이겨낼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걸어서 먼 곳까지 가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곳을 물색하다가 지도상에서 일직선에 있고 거리도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강릉을 종착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방송에 대한 마음가짐을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니 스트리밍도 진행하기로 했고요. 또 재미있게 걸어보자는 마음에서 기부라는 요소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오직 기부금으로만 생활하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기부금이 적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당시 평균 시청자수가 기껏해야 18-20명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기부금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비상 식량도 사고 텐트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첫날부터 호응을 많이 얻어서 40만원 정도 기부금을 받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든 생각은 '더 많이 기부할 수 있겠구나'였습니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도 들었죠.

Q. 이번에 약 230km를 걸었습니다. 처음 출발 할 때 힘들겠다는 생각은 안드셨나요?

A. 처음 시작을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서 시작했는데 올림픽공원에서 하남으로 향하는 지점부터 후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한지 2-3시간 쯤 부터 '내가 왜 했더라?' 라는 생각을 했죠. 게다가 그 때 시청자가 18-25명 쯤 들어와 있었는데 평소 시청자 수랑 비슷하니까 '그냥 게임방송이나 할걸'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게다가 더운 날씨기도 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Q. 국토대장정 과정에서 4가지의 큰 사건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핸드폰 분실사건 입니다.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A. 3일차에 양평쯤 지났을 때였죠. 제가 입고 있던 바지가 몸빼 바지였는데 주머니가 워낙 얇아 핸드폰을 넣어 놓으면 걷거나 앉을 때 쉽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빠졌어요. 그 전에도 몇번이나 핸드폰이 빠져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핸드폰 빠뜨린 채로 1-2km 정도 걸어갔습니다. 그 뒤 한 시청자의 자택에 도착해 쉬려고 하는데 그만 그때 핸드폰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양평에 있는 라파엘의 집 근처에서 핸드폰을 발견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전화해 달라고 매니저에게 말했었는데 찾고 나서 전화를 받으니까 욕을 하면서 끊더라구요. 제가 핸드폰을 자주 잃어버려서 짜증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도 두번 정도 더 잃어버렸어요. (웃음)

Q. 두번 째는 현실 도네이션(시청자가 직접 스트리머를 찾아와 후원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찾아와 작은 선물을 주고 간 경우가 많았는데요? 예를 들면 커피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컵홀더에 천원이 들어있다든지.

A. 스트리머 '우정잉'님이란 분이 있으신데, 직접 제 방송을 찾아 후원도 해주시고 홍보도 해주신 덕분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용문역 넘어 지름길 따라 걷고 있다가 편의점을 갔는데 어디서부터 오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에나(우정잉님의 팬)분 중 한 분이 차를 타고 직접 오셔서 커피를 주고 가셨는데 그 분이 '컵홀더를 확인해주세요'라고 하셔서 확인해 봤더니 '오킹 화이팅 우에나에서 왔습니다'라는 메세지와 함께 천원이 꽂혀있었죠. 대관령 알펜시아 직원분이 3번 정도 찾아와서 립밤과 비타민 워터 등을 갖다주셨고, 강릉 진입하자마자도 직접 음료수를 주는 등 7-8번의 현실도네를 받았습니다. 직접 와주시는 분들 덕에 엄청 힘들다가도 신나고 즐거워서 더 힘내서 걷게 되었습니다. 무리해서 그 다음날 못 걷기도 했지만요.

Q. 세번째는 아이들입니다. '웃기게 생겼어?' 클립이라든지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A. '웃기게 생겼어?' 클립은 BBQ에서 치킨을 먹고 있었는데 옆 가게 여자어린이 2명이  너무 귀엽고 거부감 없이 다가와 1시간 정도 같이 놀았어요. 그러다 제가 웃긴 표정을 지으면 웃어서 계속 웃긴 표정을 지었는데 그러다 아이들에게 '웃기게 생겼어?'라고 물어보았는데 1초의 지체도 없이 '네'라고 대답한 영상이었죠.

Q. 마지막은 갑분홍과 출마선언입니다. 도네이션 중 낚시성 도네이션이 많았잖아요. 고기를 구워드시다가 귀요미 송이 나왔는데 알고보니 선거송이었죠.

A. 횡성군 용평면 근처의 고기집에서 고기를 먹다가 귀요미송이 나와서 듣고 있었는데 듣다보니 가사가 이상했죠. '기호 2번 홍준표'같은...선거송이었던거죠. 그 때가 지방선거 쯤이어서 깜짝 놀라 소리를 줄였죠. 그 일이 시발점이 되어 온갖 낚시성 선거송이 후원으로 오기 시작했죠. 

Q. 그 일 이후에 실제로 가족간의 불화가 생길 뻔했다고 하던데요?

A. 사촌형이 워킹홀리데이로 해외를 다녀오면서 만나자고 했었어요. 당시에는 국토대장정 때문에 못 만난다고 얘기했었는데, 그 얘기가 큰아버지께 들어가게 된거죠. 큰아버지가 그 얘기를 듣고 사촌형에게 아이디를 물어 3일차부터 방송을 보기 시작하셨습니다. 근데 집에만 계시니 24시간 방송을 틀어놓으셨죠. 후원 음악으로 '트위치 구준표'가 '트위치 홍준표'로 바뀐 7일차 때, 큰아버지는 인터넷 방송을 잘 모르니 컨셉이란 사실도 모르셨던거죠. 진짜인 줄 아셨던 거에요. '자유한국당 홍보를 하려고 국토대장정을 하는구나', '보수단체쪽 방송을 하는구나' 로요. 지금도 '블러드트레일' 캐릭터를 자유한국당 마스코트로 알고 계세요. 그래서 큰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뭐라 하셨대요. 그래서 아버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죠. 다음주에 할머니 생신이어서 가족들을 만나는데 일단 사촌형한테 뭐라 따끔하게 말하려고요.

< 자유한국당 마스코트로 오해받은 게임 캐릭터인 미트보이 / 출처 - 게임 '슈퍼 미트 보이 >

Q. 국토대장정 시작하면서 기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는데, 기부 계획이 있으신가요?

A. 기부금이 제가 생각했던거 보다 많이 모여서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고 천만 원정도는 기부할수 있을 것 같아요. 방송을 트위치TV에서 하기도 했고 트위치 스트리머이기 때문에 트위치TV와 연계되어있는 기부 단체가 있으면 그 쪽을 통해 기부를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고 그게 안된다면 시청자와 함께 연탄 등을 직접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싶어요. 그리고 시청자 분 중 기부를 많이 하신 분이 이야기 해주신게 '자잘한 것을 나눠주는 것 보다 냉장고 등의 큰 가구를 구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가구를 사는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여러 의견을 모아 시청자들과 함께 결정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육원이나 아이들을 위한 단체를 찾아 기부하는것을 일단 지향하고 있어요.

Q. 앞으로는 어떤 콘텐츠를 하실건가요?

A. 시청자들이 원하는건 '아예 오래걷기 킹이 되어라'라고 하세요. 저도 크게 부정적이게 생각은 하지 않아서 걷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강릉까지 걸어갔던 건 연습이었고 부산에서 열리게 될 지스타를 걸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방송은 워낙 다른 분들이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방송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야생 방송 등의 콘텐츠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시작했지만 모두의 염원을 담아 국토대장정을 성공한 스트리머 오킹. 즐거웠고 감동적이었던 10일간의 기록을 이 인터뷰엔 다 담을 수 없었지만 방송을 향한 그의 열정을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 한발자국씩 걸어나갈 오킹의 발걸음에 응원을 보낸다. 

< 인터뷰 중인 오킹 / 사진 - 이찬규 기자 >

백승철 기자  hotzzha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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